0. 항해99를 하기 전 상황과 항해99를 택한 이유
진로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다. 대학 전공은 경제학과지만, 솔직히 말해서 전공이 잘 맞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시험 형식이 나와 정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더 이상 공무원, CPA 등 시험을 준비하는 직무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3학년 1학기인 2021년 2월에 큰 누나로부터 개발자를 도전해보는 건 어떻냐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이후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후 1년 6개월 동안 개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실제론 아무 것도 하지 못하였다. 그저 학교 수업만 듣고 있다가, 어느새 졸업 학기인 2022년 2학기가 되어 버렸다. 이대로는 시간이 흘러도 크게 바뀌는 게 없을 것 같아서 부트캠프에 들어가기로 결심했고, 항해99 10기에 합류하게 되었다.
많은 부트캠프 중 항해를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Saffy 나 우테코는 수료 했을 때의 메리트가 굉장히 크다. 하지만 열리는 시기가 한정적이고,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반면 항해99는 새로운 기수가 열리는 간격이 짧았고, 돈과 의지만 있다면 합류할 수 있었다.
- 돈과 의지만 있다면 참여할 수 있는 부트캠프들은 많다. 그 중 항해99를 골랐던 이유는 기간과 규모였다. 항해99는 다른 부트캠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았고, 항해99를 운영하는 스파르타코딩클럽의 기업 규모가 나름 큰 편이었다. (Saffy, 우테코 제외)
- 부트캠프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항해99를 진행하기 전에는 가볍게 생각했는데, 시작하고 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가 꽤 컸다. 빠르게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에 필요한 시간이 정말 많은데, 온라인으로 진행한 덕분에 3개월 간 정말 온전하게 개발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항해99를 선택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항해99는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고, 덕분에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 글에서 항해99에 대한 내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1. 항해99의 장점과 아쉬운 점
항해99의 장점
항해99를 수료하기만 하면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비전공자였던 사람이 항해99의 커리큘럼을 잘 따라가기만 해도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그건 절대 아니다.
항해99는 내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에는 좋다. 하지만 항해99의 커리큘럼을 따라간다고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항해99는 무언가를 가르쳐주기 보단 방향성을 잡아주고, 과제를 내주고, 개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쪽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공부와는 결이 다르다. 굳이 비유하자면 인공 정글 속에 우리를 던져두고, 우리가 어떤 도구가 필요하다고 하면 항해99 측에서 제공해주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비싼 돈을 내고 굳이 항해99에 합류할 이유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항해99의 가장 큰 메리트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항해99에서는 굉장히 많은 시니어 개발자 분들이 매니저 혹은 멘토님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이런 분들과의 연결 고리가 생기고 그 분들에게 여러 가지를 여쭤볼 수 있다는 점이 항해 99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후반으로 가면 6~10년 차의 리드급 멘토분들께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생긴다. 이런 리드급 분들께 받는 피드백은 정말로 귀하다. 일반적으로 아직 경력조차 없는 개발자 취준생이 이런 분들과의 커넥션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것이 항해99라는 인프라가 제공해주는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항해99의 가장 큰 메리트가 ‘사람’인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열정적인 동료들이 많다는 점이다.
항해99는 한 기수에 약 200명 정도이고, 5개의 반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각 반은 항해99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되기에, 마치 학창 시절 같은 반이 된 것처럼 3~4개월 간 같은 반 사람들과 동고동락 하게 된다. (10기 까지는 그랬고,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는 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항해99에 합류하기 위한 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그렇기에 전반적으로 그 돈을 내고 합류할 만큼 간절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위에서 항해99가 개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고 했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바로 그 환경이다. 그리고 이게 항해99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항해99의 아쉬운 점
개인적으로 항해99에서 아쉬웠던 점은 항해99와 연계할 수 있는 취업 플랫폼인 인텔리픽의 기업 수가 아직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
채용 연계 협력사가 1,000건 이상이라고 하는데, 사실 타 부트캠프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이지만, 간절한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기업 수가 많아도 많아도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 외에 항해99를 진행하면서 딱히 아쉬운 점은 없었던 것 같다.
2. 항해99 후기
다른 부트캠프를 겪어 보지 않아서 다른 부트캠프와 비교하긴 어렵지만, 항해99를 선택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 특히 좋은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고 그 사람들의 장점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항해99가 가진 메리트와 나의 장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전공자 출신의 같은 반 동료 분들, 1~2년 차 현직 개발자 매니저 분들, 6~10년 차의 리드급 멘토 분들 등 내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만약 본인이 개발자가 되고 싶고 정말로 열심히 할 자신이 있는데, 방향성을 못 잡고 있는 것이라면 항해99를 추천한다. 항해99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항해99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항해99에 쓴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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